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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영택 대표변호사 주간경향 기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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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법률사무소 디딤 댓글 0건 조회 1,811회 작성일 18-05-24 1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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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인생의 노래]SES의 <달리기> 


ㆍ아무리 힘들어도 분명 끝이 있다 

“눈을 감아봐, 뭐가 보여.” “아무것도 안 보입니다!” “그게 니 군생활이야.” 소대 배치 후 말년병장과 나눈 첫 대화였다. 그렇게 2년 2개월의 군생활이 시작되었다. 이병헌·송강호 주연의 영화 ‘공동경비구역 JSA’, 최근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역사적인 악수를 나누었던 그 곳… ‘판문점’. 내가 군복무를 했던 곳이다. 

세상에서 제일 힘든 군대는 자신이 전역한 부대라는 말이 있듯이, 내가 복무한 ‘판문점’ 역시 매일같이 권총을 찬 북한군을 대면하는 곳답게 군기가 세고 훈련이 고되기로 유명했다. 4년 장학생으로 대학교를 다니며 스스로를 ‘똘똘’하다고 자부했던 나도 사병이 부를 때는 “병! 홍영택”, 장교가 부를 때는 “일병! 홍영택”이라고 다른 관등성명을 대야 하는 그런 곳에서 내 의지와는 다르게 점점 소위 ‘고문관’이 되어갔다. 그렇게 어둡고 끝이 보이지 않던 일병 시절의 일이었다.


판문점은 북측과 남측 어디서든 월남 또는 월북이 가능하기 때문에 그런 비상상황을 가정한 강도 높은 훈련을 자주하였고, 어리버리한 나를 비롯한 후임들은 실수를 연발할 수밖에 없었다. 그날도 그런 고된 훈련을 마치고 부대로 복귀하던 늦은 밤 군용트럭(LMTV) 안에서 있었던 일이다.


졸병들의 실수로 훈련에 차질이 생겨 부대 복귀가 늦어졌으므로 복귀 후 선임들로부터 얼차려를 받는 일은 당연한 수순이었다. 나는 얼차려를 받을 생각에 긴장이 되어 얼굴을 때리는 초겨울 매서운 바람도 느끼지 못한 채, 달빛조차 없는 비무장지대의 어둠을 초첨없이 바라보고 있었다.

“막내부터 노래!” 고참이 말했다. 막내이자 나보다 한 달 늦게 입대한 김일병은 쏜살같이 관등성명을 외친 후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다. 다음 순번이였던 나는 부를 노래를 생각하느라 처음에는 김일병이 무슨 노래를 부르는지 전혀 알지 못했다.

“단 한 가지 약속은 틀림없이 끝이 있다는 걸, 끝난 뒤엔 지겨울 만큼 오랫 동안 쉴 수 있다는 걸.” 

무언가에 머리를 쾅 맞은 느낌이었다. 당연한 이야기이지만 ‘이 숨막히는 긴장도, 앞이 보이지 않는 군생활도 언젠가는 끝날 것이고 끝나면 지겨울 만큼 오래 쉴 수 있다’는 사실을 새삼 깨닫게 되었다. 그러자 복귀 후 얼차려에 대한 두려움도, 앞으로 남은 군생활에 대한 걱정도 사라지며 이상하리만치 기분이 좋아졌다. 그리고 정말 그때로부터 약 1년 반이 흘러 제대했고, 그 힘들었던 시절이 술안줏거리가 된 지 17년이 됐다. 

그 날 이후 사법시험을 준비하면서, 합격 후 쟁쟁한 동료들과 경쟁하며 자괴감을 온 몸으로 느꼈던 사법연수원 과정을 버티면서, 또 변호사가 된 이후 수만 장의 기록을 보며 증인신문을 준비하고 변론요지서를 쓰는 지금까지, SES의 <달리기>는 언제나 힘들 때 위안을 주는 노래다. <달리기> 노랫말처럼 나의 군생활도 끝이 났고, 판문점은 이제 평화의 상징이 되지 않았나.

지겨운가요 힘든가요 
숨이 턱까지 찼나요
할 수 없죠 
어차피 시작해 버린 것을
쏟아지는 햇살 속에 
입이 바싹 말라와도
할 수 없죠 
창피하게 멈춰 설 순 없으니
단 한 가지 약속은 
틀림없이 끝이 있다는 것
끝난 뒤엔 지겨울 만큼 

오랫동안(오랫동안) 
쉴 수 있다는것

<홍영택 법률사무소 디딤 대표변호사>




주간경향 링크

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sid1=103&oid=033&aid=00000372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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